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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22

잃어버린 것은 개였을까, 아니면 우리의 존엄이었을까: 플란다스의 개 -봉준호감독의 데뷔작 “개가 사라졌다, 인생도 사라졌다”현실과 환상 사이, 웃픈 인생 단면을 향한 블랙코미디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우리 주변 어딘가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삶,그 속의 무기력과 광기,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을 아주 기묘하게,때론 우습게, 때론 씁쓸하게 그려낸 블랙코미디. 줄거리 대학교수 임용을 기다리는 고윤주(이성재)는백수나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임신한 아내는 점점 예민해지고,경제적인 압박에 시달리는 윤주는자신의 삶이 조여오는 느낌에 하루하루가 버겁기만 하다.그의 스트레스는 아파트 복도에서 들려오는강아지 짖는 소리에서 폭발한다.결국 그는 복도에 있던 개를 몰래 끌고 가지하실에 감춘다.그러나 그 개는,자신이 생각했던 개가 아니었다.한편, 아파트 관리실에서 일하며소소한 삶을 살아가던 .. 2025. 4. 18.
우리가 외면한 진실,한 소녀와 거대한 슈퍼돼지가 보여준 우정과 윤리-옥자 거대한 슈퍼돼지와 한 소녀의 우정,그리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잔인한 진실《옥자》는 따뜻한 감성 속에냉혹한 산업사회의 윤리적 질문을 날카롭게 던지는 영화다.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우정, 생명, 환경, 소비주의까지다층적인 메시지를 깊고도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줄거리 세상은 인구 과잉과 식량 문제로 위기에 처해 있다.다국적 기업 ‘미란도’는 이를 해결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한다.“슈퍼돼지”라는 거대한 동물을 개발해전 세계 곳곳에 보낸 뒤,10년 후 가장 훌륭하게 자란 슈퍼돼지를 식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그 슈퍼돼지 중 하나가 바로 옥자다.한국 강원도 깊은 산속,작은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녀 **미자(안서현)**는어릴 적부터 옥자와 자라며 특별한 우정을 쌓아왔다.옥자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 2025. 4. 17.
벗어날 수 없는 계급- 설국열차 달리는 열차 안,인류의 마지막 생존지에서 벌어지는 계급 혁명전 세계가 얼어붙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한 이후오직 하나, 움직이는 열차 안에서만 인간은 살아남았다.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폐쇄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생존과 혁명의 이야기이자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은유다.세계관과 배경영화는 인류가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해 대기 중에 화학 물질을 살포하다오히려 지구 전체가 빙하기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한다.모든 것이 얼어붙은 세상,전 인류는 윌포드라는 남자가 만든 기차 한 대에 올라탄다.영원히 달리는 열차, 설국열차.열차는 계급 구조로 나뉘어 있고,앞칸은 권력자들이,뒷칸은 착취당하는 빈민들이 차지하고 있다.봉준호 감독은 이 작은 열차 안에서전 세계의 축소판을 만들어낸다.가난, 억.. 2025. 4. 16.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세상-봉준호감독 영화 "괴물" 괴물보다 더 괴물 같았던 세상,그 안에서 끝까지 가족이었던 사람들《괴물》은 봉준호 감독이 한국형 괴수 영화를 본격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괴수물이 아니다.괴물보다 더 무서운 건,국가의 무능함과 무관심, 그리고 사회 시스템 속에서 잊혀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절박함이다.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메시지영화의 시작은 2000년 초반, 실제로 있었던 미군 기지의 독극물 방류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에서 돌연 변이 생명체가 등장하고,정부는 '괴물 퇴치'보다 '사태 은폐'에 급급하다.이야기는 괴물 그 자체보다괴물이 등장한 이후의 사회적 반응에 주목한다.과학적 근거 없는 '바이러스' 공포,무능한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미국,그 가운데 던져진 건 단 한 명의 소녀와그 소녀..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