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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면한 진실,한 소녀와 거대한 슈퍼돼지가 보여준 우정과 윤리-옥자

by 메이인러브 2025. 4. 17.

잔인한 포스터

거대한 슈퍼돼지와 한 소녀의 우정,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잔인한 진실

《옥자》는 따뜻한 감성 속에
냉혹한 산업사회의 윤리적 질문을 날카롭게 던지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우정, 생명, 환경, 소비주의까지
다층적인 메시지를 깊고도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줄거리

 

 

세상은 인구 과잉과 식량 문제로 위기에 처해 있다.
다국적 기업 ‘미란도’는 이를 해결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슈퍼돼지”라는 거대한 동물을 개발해
전 세계 곳곳에 보낸 뒤,
10년 후 가장 훌륭하게 자란 슈퍼돼지를 식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그 슈퍼돼지 중 하나가 바로 옥자다.
한국 강원도 깊은 산속,
작은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녀 **미자(안서현)**는
어릴 적부터 옥자와 자라며 특별한 우정을 쌓아왔다.

옥자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다.
미자에게는 가족, 친구, 세상의 전부였다.

하지만 미란도는 옥자를 회수해 뉴욕으로 보내고,
미자는 목숨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대기업의 계획 속에 갇힌 옥자를 구하기 위한
미자의 여정은 점점 더 복잡하고 거칠어져 간다.

미국에서 옥자는 온갖 실험과 고통을 겪고,
그 과정에서 미자는 동물 해방 전선(ALF)과 뜻밖의 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조차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진심, 이익, 명분 사이에서
옥자의 운명은 점점 벼랑 끝으로 치닫는다.

미자는 끝내 옥자를 찾아내고,
옥자를 데려가기 위해 미란도의 사장 앞에서 돈다발을 꺼낸다.
그리고… 뜻밖의 선택이 이어진다.

 

명대사

 

“옥자야, 가자.”
짧지만 강한 한 마디.
세상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가장 순수한 진심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대사다.

“사람들은 진실을 알면, 변할 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그들은 그냥… 먹어요.”
– ALF 멤버

 

이 대사는 우리가 소비자로서, 인간으로서
외면하고 있는 진실을 날카롭게 찌른다.

 

나의 리뷰

 

《옥자》는 정말 묘한 영화다.
감성적이고 따뜻하다가도,
어느 순간 무자비하고 냉정한 현실을 들이민다.

옥자와 미자의 교감은
그 어떤 로맨스보다 애틋하고 순수하다.
그들이 함께 뛰놀고 숨바꼭질을 하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장면들.
이 모든 것이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뒤이어 닥쳐올 이별과 고통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봉준호 감독은 이 이야기로
단순히 “동물 사랑”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소비주의 사회가 어떻게 생명을 ‘상품’으로 만들어내는지를,
그 시스템 안에서 진실과 윤리가 어떻게 무력화되는지를 보여준다.

대기업 미란도의 잔혹함도,
동물해방운동가들의 급진성도,
모두 그 안에 존재하는 회색지대의 일부다.
그 가운데서도 감독은
미자와 옥자의 순수함을 통해
관객의 감정 깊숙한 곳을 울린다.

이 영화는
우정과 정의, 욕망과 도덕,
그리고 ‘먹는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그 누구보다 감성적으로, 그러나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옥자와 미자는 결국 다시 함께 숲으로 돌아가지만,
관객은 돌아가지 못한다.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과 소비가
옥자 같은 존재들을 어디로 이끄는지
마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